길 위에서 만난 이야기/해외여행기

가족과 함께 간 푸껫 여행(타본비치 빌리지)

목인 2012. 8. 8. 21:20

원래 친구들과 부부여행으로 그리스와 터키를 여행할 예정이었는데 우리집 남자가 터키 그리스쪽에 관심이 별로 없어 대신 정옥이네 가족과 함께 휴양여행을 가기로 했다.

정옥이는 모든 스케줄과 예약을 나에게 일임하고 나는 여행 사이트들을 뒤져서 적당한 곳을 물색했다.

두 집 다  고2인 아이 하나 뿐인 집이라 셋씩 두집 여섯명이 여행할 적당한 곳은 팔라우, 태국, 세부나 보라카이 정도, 뉴칼레도니아를 가고 싶었는데 아이들이 시간이 많지 않아서 수능 이후로 미루고 세부나 보라카이는 국적항공편이 거의 없고 그래서 제일 무난한 푸껫으로 정했다.

스트레스 많은 아이들을 데리고 가는 만큼 좋은 숙소를  찾으며 세계 어디나 비슷한 호텔말고 태국에만 있는 전통적인 곳으로 방타오, 두짓타니 라구나, 그리고 타본비치로 좁혀서 예약을 시도했다. 전통적인 것 하고는 조금 거리가 있지만 풀빌라면 좋겠가 싶어 라구나 풀빌라를 예약했는데 ok 받고 예약금까지 넣었는데 다음 날 여행사에서 전화로 방이 없다고 알려왔다.

처음부터 마음에 두었던 타본비치 풀사이드빌라로 예약을 하려하니 이마저 이틀새에 매진되어 오션뷰 빌라로 예약 성공, 6월 중순인데 벌써 예약이 어렵네.

 

어쨌든 예약을 하고 나니 여름이 지루해지기 시작하였다.

짧은 장마가 끝나자 지독히 더운 날이 시작되어 에어컨 앞에서만 뱅뱅 돌며 시간을 보내면서 하루하루 줄어 들어가는 기다림의 날이 그나마 숨을 쉬게 해준다.

 

튼튼캠프가 끝나고 8월7일

폭염을 뚫고 늙은 우리 무쏘는 인천을 향해 출발하였다.

보충학습 날짜와 겹쳐 아이 학교 선생님과의 약간의 실랑이 끝에 맛본 찝찝한 기분도,

홀시아버지 모시는 스트레스도 차가 달리는 속도만큼 빠르게 나에게서 떨어져 나갔다.

 

치악휴게소에서 스테프핫도그 하나에 커피 한잔, 커피가 유난히 맛있었다.

덕평휴게소에서 수영복 사고 아들 반바지 새로 사고 차 마시다 새로 생긴 테이크아웃 쌀국수를 발견, 한참을 줄서서 기다려서 주문하고 또 한참을 기다려 받아들었는데

아뿔싸 쌀국수 흔한 곳으로 가면서 이거 원 이런 맛없는 쌀국수를 먹다니..... 

 

공항에 도착하여 수림이네 식구와 만나서 티켓팅을 하러 갔다. 별로 늦은 시간도 아니었지만 식구끼리 함께 앉을 좌석이 없어서 여섯명이 거의 뿔뿔이 흩어져 가게 되었다.

10일쯤 가려했는데 수림이 개학날이 임박하여 당겼더니 사람이 가는 곳마다 많아도 너무 많다.

어쨌든 오후 6시 20분 대한항공 여객기는 출발하였고 기류가 심하여 비포장 을 달리는 트럭처럼 덜컹거렸고 난생 처음 비행기 멀미를 해서 속이 메슥거리고 좋지 않았다.

우리 아들이 기대하고 고대한 기내식은 여태 먹어본 것 중 최악이었다.

비행시간은 다섯시간 30분 정도,

시차가 두시간이라 현지시각 밤 열한시쯤 푸켓공항에 도착하였다.

 

우리 가이드는 현지인처럼 얼굴이 까만 젊은 친구였는데 이제 경력 1년 정도의 신선한 총각이었다.

밖이 안보이는 밤길 초행은 속이 더욱 좋지 않아서 멀미 하기 직전 타본비치에 도착하였다.

밤이라 전경을 볼 수는 없었지만 리셉션의 커다란 지붕과 벽이 없는 남국식 건물이 마음에 들었다.

갖가지 난초와 열대 나무로 가꾸어진 오키드 가든을 가로질러 트램을 타고 방에 들었다.

가운데 거실이 있고 양쪽으로 침실이 있는 조인룸이라 두 식구가 쓰기 편하고 널찍하며

실내장식이 천연나무로 마감이 되어 있어 중후하고 편안했다.

 

늦잠을 자고 아홉시쯤 일어나 조식을 했다.

쌀국수볶음, 볶음밥, 닭고기 볶음, 열대과일, 오믈렛 등 푸짐하고 맛있는 조식이었는데 신기한 것은 바닷가 나라인데 생선요리가 하나도 없는 것이었다.

푸켓 호텔 중 최고 수준이라는 풀 옆에 테이블에서 느긋한 아침식사를 하였다.

부페를 좋아하는 우리 아들과 정옥이 딸은 200% 즐기고 있었다.

 

그런데.... 더웠다. 아침부터.

 

아침식사를 마치고 좀 쉬다가 풀로 출동 오전 내내 거기서 놀았다.

가끔 호텔의 프라이빗 비치인 나칼레이 비치로 내려가 바다에 발을 담그기도 했는데 비치는 조용하고 깨끗하고 한적했지만 수면 아래 모래 바닥에 바위가 드러나 수영을 즐기기에 썩 좋지는 않았다.

 

풀 바로 옆 카페테리아에서 음료를 시켜 먹었다,

풀 안에 돌로 된 의자가 있어서 밖으로 나오지 않아도 되는 재미있는 곳이었다.

 

나중에 체크아웃해보니 이날 음료와 마리사 레스토랑의 간단한 점심 먹은 것만 6000밧, 24만원정도 나왔다. 

 

오전내내 우리는 천국에서 웃고 떠들고 놀았다. 밖에 나오면 한국사람 안만나는 게 진짜 중요한데 이 리조트는 유럽 사람들과 러시아 사람들만 가끔 보일 분 한국사람이 없었고 그나마도 풀에 노는 사람은 손에 셀 정도여서 정말 휴가를 떠나 온 게 실감 났다.

지은 지 좀 되어서 다소 낡긴 했지만 남국의 정취가 듬뿍 나는 전형적인 건물과 정원이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