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만난 이야기/해외여행기

8월16일 새벽잠 떨치고 일어나 그랜드 캐년으로

목인 2011. 9. 16. 11:01

 

새벽 5시에 버스가 출발하였다. 창밖은 아직 어둠에 잠겨있고 콜로라도 강을 따라 이번엔 불빛이 띠를 이루고 있고 여명 속에 어슴프레 바위산 봉우리들이 그 뒤를 지키고 있었다.

사막을 지나 반건조기후대로 들어서자 해가 뜨고 간간히 목장으로 보이는 목책과 말, 그리고 아주 얇은 초록에 덮힌 산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랜드캐년으로 가는 입구인 윌리암스에 도착해 아침식사를 했다. 8시 반인데 벌써 덥고 무엇보다 강렬한 햇빛이 찌를듯이 내리쬐었다.

윌리암스에서 식사를 하고 ..

 

그랜드캐년 사우스림으로 들어가 어마어마한 록키엣쥐 위에 서니 인간으로서의 존재감이 새털처럼 가볍게 느껴졌다.

어마어마한 높이의 절벽이 공포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 새처럼 가볍게 날이 저 아래로 떨어지고 싶다는 충동도 이따금씩 들었다.

크고 웅장한 경치는 이미 영화에서도 보고 그림에서도 보고 다큐멘터리에서도 너무 많이 봐서인지 와 놀랍다 보다는 오히려 정말이었네! 정도의 느낌이었다.

사람들은 경비행기를 타러가고 남은 사람끼리 아이맥스 영화를 보았다. 실제 경치보다 훨씬 스릴있고 경비행기보다 훨씬 더 비행기를 탄 기분의 아이맥스는 탁월한 선택이었다. 경비행기를 타고 오신 김선생님 내외분도 돈 아깝다고....

이스트림으로 가서 인디안 첨성대를 구경하고 캐년의 바닥을 까마득히 흐르는 콜로라도를 보았다. 강 때문일까 싸우스림의 거대한 캐년보다는 생명의 꿈틀거림이 있는 풍경이 좋았다. 거기 절벽 위에 앉아 한참을 콜로라도강을 내려다 보다가 선이를 잃어버리고 또 화장실 앞에서 긴 줄을 섰다. 유럽 여행에서는 유료 화장실이 화두더니 여기선 화장실 앞의 긴 줄이 화두다.

 

 

 

 

 

 

 

그 먼길을 달려와 겨우 서너시간 보고 다시 또 차는 달렸다. 원주민들이 사는 집과 마을이 간간히 보이는 외엔 온통 붉은 모래벌판인 사막을 뚫고.

인디언들이 사는 마을 주변의 붉은 흙과 그 붉은 흙 속에서 불쑥 튀어 안온 듯한 바위산들이 강렬한 인상으로 다가왔다.

글랜캐년댐에 내리니 기온이 45도는 되나보다. 햇빛 아래는 물론 그늘에서조차 서 있을 수도 없어서 인포메이션 안으로 들어가니 서점과 전시관이 있었고 에어컨이 씽씽 돌아가고 있어 댐이 보이는 큰 창 앞에 서니 시원한 푸른색의 물과 상쾌한 공기가 별천지였다.

엄청난 높이의 글랜캐년 댐은 댐으로 들어서는 아슬아슬하게 높이 걸린 철교와 엄청난 높이의 댐이 볼만했다. 여고시절 보았던 오래된 영화 '나바론 댐'처럼 꼭 그렇게 생겼다.

사방이 메마른 사막인데 그 한가운데 이렇게 푸른 호수가 있다는 것이 믿기지가 않았다.  

글랜캐년댐에서 나와 가까운 곳에 있는 중국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현지인 손님들도 많이 있어서 복잡했지만 음식이 꽤 맛 있었다.

 

 

 

저녁을 먹고 또 한참을 달렸다. 시간이라는 것이 부질없게 느껴져 몇시간 걸리는지 셈도 하지 않았다. 저녁 어스름녘에 유타주로 들어서고 스마트폰의 시간이 바뀌고 곧 케납의 오래된 로얄 인에 도착해서 방 배정받는데도 한찬을 걸려 방에 짐을 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