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만난 이야기/국내여행기

2박3일 남도여행

목인 2013. 1. 31. 14:16

가을부터 친구들과 약속했던 남도여행을 떠났다.

출발 열흘 전 재경이 차 사고를 당한 후 치료는 끝났지만 장거리 운전이 어려워 모하비를 타고 갈 수가 없게 되어 할 수 없이 내 고물 무쏘를 가지고 가게 생겼다.

베트남을 다녀와서 겨우 하루 쉬고 또 떠나는 데다가  어젯밤은 새벽 세시까지 잠이 오지 않아 두시간 겨우 자고 새벽 공기 속에 출발을 하였다.

다행히 올 겨울 내내 혹독하게도 추웠던 날씨가 조금은 풀려 옷차림들이 가벼워졌다.

 

7시 정각 집결지인 시민운동장에 도착하니 현주 신랑, 재경 신랑 함께 나와 배웅을 하며 장샘은 오가는 길에 차마시라고 찬조금까지 주시고.

 

조금은 이른 시간이라 차도 별로 없는 길을 내리 달려 군위휴게소에서 차 한잔과 간단한 식사를 하고 또 달리고 달려 대구를 지나니 고속도로가 성가셔진다.  짐 가득 싣고 낑낑대는 대형 화물차, 한시간 전과는 확연하게 다른 운전자의 매너가 얼른 이곳을 벗어나고픈 마음을 만든다.

진주를 지나는 길 멀리 북쪽으로 지리산 줄기가 선명하게 보인다. 날씨가 참 좋다.

광양인터체인지 근처에 이르니 내비가 고속도로를 빠져나가라고 한다. 그 새 새길이 생겼다. 광양에서 새로 생긴 영암-순천간 고속도로를 타니 순천만이 금방이다.

 

순천만에 들러 갈대밭을 걸었다. 작년 겨울 가족이랑 걸었던 길을 오늘은 조금더 여유있게 걸었다. 저녁나절이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

갈대밭을 나와서 벌교를 향했다. 차안에서 벌교의 소설 "태백산맥" 배경에 대해서 이야기 했지만 의외로 책을 안 읽은 사람이 많아서 관심들이 별로 없네...

소화다리, 현부자집, 경찰과 빨치산의 경계였던 오금재, 금전산, 봉화를 올렸던 제석산,  율어면 해방구, 외서댁의 친정인 외서면,,,, 하지만 책을 읽지 않아서인지 읽은 사람도 너무 오랜 시간이 흘러서인지 반응이 신통찮다.

고려식당에서 꼬막정식을 먹었다.

값에 비해 나는 늘 만족도가 보통인데 비해 다들 감탄을 하면서 먹는다. 갈수록 더 감탄하게 될거라고 하니 다들 이번 여행의 큰 목적 두가지 중 하나인 남도 음식에 대한 기대로 눈빛이 반짝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