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식구는 여행을 떠남에 있어서 제일 첫번째 목표이자 조건이 완벽하게 자연으로 들어가기입니다. 초기엔 콘도나
호텔을 이용하기도 했지만(오로지 떠난다는 것 외엔 아무런 정보도 길잡이도 없었으니까요) 그런 곳은 자리만 옮겼다 뿐이지 집이나 별반 다를 것이
없어서 금방 이게 아니다 싶었어요. 차츰 여행에 대해서 물이 오르기 시작(?)하면서 큰맘먹고 텐트를 하나 샀습니다. 잘 모르니까 브랜드만 보고
60만원짜리 코오롱 캐빈형 텐트를 샀는데 그러고 보니 여름만 오면 나가고 싶어서 좀이 쑤셨지요. 여름밤 좋은 곳에서의 야영은 여행에서 느낄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물론 자연 휴양림의 통나무집도 마찬가지지만 야영이야말로자연과 가장 가까이, 자연 속으로 깊숙히 다가서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여름만 되면 텐트와 아이스박스를 챙겨서 집을 나서면 일주일도 좋고 열흘도 좋고 시간이 허락하는 한 가장 멀리 , 가장 오래를 목표로 몇년 다니다 보니 이 땅의 길이나 산이나 마을 등등 도회지만 빼고는 거의 머리 속에 입력이 되었습니다. 서해안이나 경기도 쪽은 한두번 가보고는 잘 가지 않고 한반도를 세로로 반 갈라서 그 동쪽에 해당하는 지역은 거의 둘러보았는데 특히 방태산 인근이 여름 여행지로 가장 기억이 남습니다. 물론 삼척의 가곡이나 용대리 월악산 영월 태백의 청옥산 같은 곳도 더할 나위 없지만 야영과 물놀이 등산 드라이브 트레킹 낚시 까지 다 갖춘 곳이 방태산 인근인 것 같아요. 방태산과 진동리에서 흘러내린 내린천으로 합류하는 방태천 인근에는 솔밭 야영장이 두어군데 있는데 그중 방동초등학교 근처의 방동리 솔밭 야영장(샛말솔밭이라고도 함)를 강추합니다. 기린면 소재지의 군부대 앞에서 방태산 휴양림 방향으로 꺾어들어가면 5분쯤 후에 오류동 솔밭이 나옵니다. 길에서 건너다 보이고 제일 먼저 나오니 대부분은 여기에다 자리를 잡습니다. 그만큼 많이 알려져 복잡하고 또 방태천으로 내려오는 둑이 가파른데다가 물살도 세어서 물놀이하기엔 좀 그렇죠. 바닥도 딱딱하구요. 오류동 솔밭을 지나 5분쯤 더 가면 방동리인데 방동초등학교와 자그마한 군부대가 있습니다. 인근에서는 제일 큰 마을로 마을에 상점이 세개나 있답니다. 이마을 군부대 조금 못미쳐 방태천을 건너가는 콘크리트 다리가 있는데 이 다리 바로 아래로 크게 휘어지는 길로 내려가면 하천부지 안으로 솔밭진입로가 나온답니다. 이 솔밭이 좋은 이유는 첫째 입구 찾기가 까다로워서인지 길에서 야영장이 안보여서인지(길에서는 솔숲의 윗부분만 보이거든요) 피크 때를 제외하면 언제나 한가하답니다. 그리고 솔밭 안이 바닥이 고르고 배수가 잘 되어서 눅눅하고 등이 배긴다거나 힘들여 텐트칠 자리를 정리해야할 수고가 전혀 필요치 않구요. 솔밭 안에서 남쪽을 흐르는 방태천이 보이는데 솔밭과 거의 평평하게 이어져 있습니다. 작은 학교 운동장만한 물마당이 있어 아이들이랑 물놀이 하기에도 안성맞춤입니다. 달 밝은 밤이나 맑은 날 이른 아침에 솔숲 안에서 조용하게 흐르는 냇물을 보는 느낌은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요...그냥 이대로 여기서 살면 안될까 늘 그런 생각을 갖게 합니다. 마을에서 공동관리하면서 약간의 사용료를 받는데 깨끗한 계곡물을 끌여 들어 간이 식수대를 만들어 식수와 설겆이로 이용하고 간이 화장실을 갖추고 쓰레기를 처리해 주는 비용으로 친다면 너무 적은 비용 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강원도의 큰산이 품은 계곡들은 보기에는 참 좋지만 막상 발이라도 담글라치면 너무 차가워서 물놀이는 엄두도 못내지요, 반면 내린천 같이 큰 강은 위험하고 물도 깨끗하지 않아서 물놀이를 하기엔 중간 하천이 제격인데 방태천이 딱 그렇답니다. 진동리에서 오십리를 여름 햇살에 흘러 내려온 수온은 물놀이하기에도 적당하고 또 수량도 그렇구요. 혹시 에어매트가 있으면 간이 급류타기를 해봐도 좋구요. 오류동 솔밭 건너편 오류동 막국수집(막국수, 들기름에 구운 두부, 이나 점봉산 산초갈비, 필례 약수가는길 중간의 점봉산 산채식당,더 멀리는 필례약수 지나 한계령 넘어 오색의 속초식당 산채비빔밥을 추천하는데 솔밭에서 저녁에 달빛 별빛을 친구삼아 숯불 구이도 너무나 잘 어울리는 메뉴지요. 방동 솔밭에 베이스캠프를 치고( 관리하는 분이 있어서 낮에는 텐트 그대로 두고 인근 등산이나 트레킹을 하다 와도 되거든요) 인근 골짜기나 산을 찾아 나서도 좋은데 진동리 강선계곡 조침령 곰배령, 아침가리, 방태산 적가리골이 다 인근이고 좀 더 멀리는 인제읍내까지 내린천 따라 드라이브 한 후(31번 국도) 원통에서 서화리 거쳐 양구 해안면 펀치볼(을지 전망대와 1땅굴이 있죠)까지 다녀올 수 있는데 분단국가의 최북단에 있는 지명이니만큼 긴장감과 약간의 두려움까지 맛 볼 수 있답니다. 을지전망대는 우리나라에 있는 통일전망대 중 가장 북한과 가까이 있고 또 해발 1000미터가 넘는 위치에 있는데 이 곳에 오르는 도로는 산악도로지만 대부분의 고갯길처럼 에스자로 난것이 아니라 능선까지 바로 치고 올라 능선에 이르면 산마루를 그대로 달리는 특이한 길입니다. 날씨가 좋으면 향로봉 칠절봉 설악산은 물론이고 금강산도 보인답니다. 기린면 소재지인 현리에서 남쪽으로 상남면소재지까지 와서 446번지방도로를 타고 내린천 상류를 따라 드라이브하면 살둔에 이르게 되구요. 더 내쳐 구룡령을 넘어 남설악에 이르는데 백두 대간의 장쾌한 능선과 깊은 골짜기 , 그 사시사이 작은 마을을 보면서 달리는 드라이브 길로도 우리나라 전역을 둘러 보아도 이만한 데가 드물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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