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5시에 일어나 아침을 먹는 둥 마는 둥하고 버스를 탔다. 현지 가이드 나오팔은 유쾌하고 친절한 모로코 청년이었다. 큰 키에 수염이 반을 덮은 얼굴이지만 장난끼가 많고 붙임성이 있어 귀여웠다. 우리 인솔자 아원씨는 " 쟤 너무 까불어." 했지만 밉지 않은 캐릭터다.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새벽 6시, 모하메드 하산5세 사원에 갔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이슬람 사원이란다. 기도를 드리는 널찍한 마당에 무려 5만명이 동시에 참여할 수있다고 한다.
새벽 기도를 드리기 위해 사람들이 오가고 있었지만 고요하고 불빛만 어스름한 사원에 대서양의 파도만 철썩이고 있다. 남동쪽 건물 위쪽에 달과 별이 떠 있다. 아마도 별이 아니라 행성일 것이다. 금성이나 아님 목성.
내부에 들어가보지 못했지만 벽면에 조각된 아라베스크 무늬들과 오렌지빛 불빛이 잘 어울렸다.
페스로 가는 길이 멀어 서둘러 다시 출발했다. 가는길에 릭스카페(Rick's cafe)를 보았다. 한국인들에게 아니 전세계 사람들에게 카사블랑카를 로멘틱하고 이국적인 도시로 알린 영화 '카사블랑카'에서 릭(험프리 보가트)이 운영하던 카페이다. 카페이면서 위조 여권을 거래하던 장소인 여기서 그가 프랑스에서 만났다 전쟁으로 헤어진 연인 리자(잉그리드 버그만)를 다시 만나고 둘은 다시 사랑을 할 것 같다가 결국 릭은 리자의 현재 남편이자 레지스탕스 간부인 라자로와 리자를 미국으로 보내주고 흑인 친구가 연주하는 음악을 쓸쓸하게 듣는다. 오래 전 몇번이고 보았던 그 영화 속 장소를 지난다. 그런데 이 카페는 배경일 뿐 실제 촬영은 헐리우드의 세트에서 찍었다고 한다.
모하메드 하산5세 사원, 세상에서 두번째로,
사우디의 메카 사원 다음으로 큰 이슬람 사원이다.
새벽 달과 행성으로 보이는 별 그리고 모스크
사원은 대서양 바다 옆에 있다.
영화 '카사블랑카'의 배경 릭의 카페
페스까지 가는 길은 멀고 멀었다. 어느새 날이 밝았고 창밖은 올리브 숲과 밀밭과 같은 한가로운 농촌풍경으러 채워진다.
휴게소에서 두어번 쉬고 12시 조금 못되어 페스 근처에 도착하여 휴게소에서 도시락을 먹고 페스 시내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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