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만난 이야기/해외여행기

아르메니아, 아흐파트 수도원과 데베데 협곡

목인 2018. 9. 7. 23:56

오늘은 여느날 보다 아침 일찍 일정을 시작했다. 아르메니아로 가는 날, 거리는 500여킬로미터쯤 되는데 도로 사정이 썩 좋지 않아서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한다. 트빌리시를 출발하여 그동안 여러번 지나갔던 므츠헤타에서 지금까지 한번도 선택하지 않고 비껴가기만 했던 아라그비강쪽 도로로 접어들어 남으로 남으로 달렸다.

 촉촉하던 땅이 조금씩 건조해진다는 느낌이 든다. 강가는 초록이고 지대가 조금 높으면 누런 초지가 자주 나타난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조지아-아르메니아 국경에 가까워오자 유난히 자주 눈에 띄는 가게가 있다. 길에서 보이는 쇼윈도 안쪽에 퍼실을 잔득 쌓아놓고 그것만 파는 가게들아르메니아에는 퍼실이 비싼건지 아니면 아르메니아에는 퍼실을 안파는 건지 잘 모르겠다

세시간 정도 달려 사다클로 국경검문소에 도착했다. 그동안 정든 마리암과 아쉬운의 작별을 하고 언젠가 다시 오거나 마리암이 한국에 오면 연락하자고 이메일 주소를 받았다. 돌아와서 찾아보니 찾을 수가 없다

아르메니아 쪽 입국 심사 직원들이 영어를 거의 쓰지 않는 듯 가이드를 찾았고 우리 인솔자를 데리고 가니 아니고 아르메니아 가이드를 찾는다. 이미그레이션 직원들이 영어를 잘 못하나보다. 그곳에서 좀 날카로운 인상의 아르메니아 아가씨(치나러)를 만났다. 치나러의 도움을 받아 통관을 하고 아르메니아땅으로 들어섰다나중에 알고보니 인상은 날카로우나 지적이고 친절하고 따뜻한 아르메니아 아가씨였다. 조지아보다 많이 덥다지대가 상당히 높은 곳인데도 더우니 아르메니아 여행 내내 더위 때문에 고생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사다클로에서 국경을 넘으면 강(데베데강)과 나란히 도로가 나있는데 저 강 건너는 아직 조지아다.  아쉬운 마음에 차창 밖 마을을 향해 '안녕, 조지아' 하고 작별 인사를 건넸다.

 

한시간 가량 더 달려 버스가 산을 치고 오르더니 좁고 굴곡진 길을 곡예하듯 통과하여 이런 협곡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 전망대 같은 식당에 우리를 떨궈놓는다. 호텔 Qepo, 다음을 위해 구글 검색해보니 4성 호텔인데 8월 가격이 5만원도 채 안된다. 다음을 위해 저장.  

 

저 아래로 협곡이 보이고 절벽위 고원에 도시가 있다. 알라베르디란다. 텔라비에 조지아의 정신적 고향 같은 알라베르디수도원과  연관이 있는지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조지아에 알라베르디수도원이 없단다. 헐!!! 이번 가이드는 성품은 좋으나 소양이 많이 부족해 보인다. 알라베르디라는 말 자체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궁금한데 그냥 지명이라 한다. 이런...   

점심을 먹고 뒤쪽의 아흐파트 수도원을 들르는데 아흐파트와 묶어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사나힌 수도원이 저 곳 알라베르디 쪽에 있다고 들었는데 우리는 사나힌은 들르지 않는다 한다. 나중 예치미아진 대성당의 마당에서 사진으로 보았다지형이 참 특이하다.

 

 

 

 

 

 

 

 

두둑(나무를 깎아 만든 피리 같은, 아르메니아의 전통 악기) 공연을 보며 멋진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었다. 복분자를 통째로 올린 아이스크림이 후식으로 나왔는데 얼른 먹고 나가서 주변을 불러보니 복분자(블랙베리)가 지천이다살구나무도 노랗게 잘 익은 살구를 주렁주렁 매달고 있다.    

 

가까운 산 능선 위에 폐허가 된 수도원인지 요새인지 흔적이 있다.

 

 

 

 

 

 

 

 

 

 

 

수도원 바닥이 석관의 뚜껑이다.

 

 

 

 

 

 

 

 

 

매듭무늬가 독특한 아치 장식

 

바깥 마당에도 무덤.

 

안팎으로 수많은 하치가르들

 

수도원마다 와인을 만들고 저장하던 항아리가 있다. 조지아처럼 크베브리라 부르는지는 모르겠다.

 

 

아흐파트수도원 주 건물

 

 

 

 

 

 

 

수도원 뒤편 오래되어보이지 않는 무덤.

부도탑과 비슷한데 어떤 인물이길래 이곳에 묻혔는지 글자를 읽을 수가 없다.

 

주변의 산과 어우러진 아흐파트 수도원

 

 

 

안내판도 제목만 영어일 뿐 모든 내용이 아르메니아글자로만,,, 러시아어로라도 적혀있다면 대강 읽을 수는 있겠는데.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