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서스 여행-조지아, 보르조미 원시림과 물.
보르조미 국립공원 입구 호텔에서 묵었다. 호텔 앞에 폭포가 있다. 인공폭포인줄 알았는데 자연폭포란다. 옆의 조각상이 프로메테우스상이다. 인간을 좋아해서 저 불을 인간에게 주고 제우스의 노염을 받아 카즈베기산에 묶여 독수리에게 끝없이 심장을 쪼이는 형벌을 받았다. 헤라클레스가 독수리들을 죽이고 그를 구해주었다.
보르조미 탄산수는 유럽 전역으로 수출되는 조지아의 명수인데 천연 염기 때문에 약간 짭쪼름하여 보통의 탄산수와는 다른 느낌이었다. 미네랄 함량이 60%가 넘어 맛이 너무 강해 마시기가 매우 힘들었다. 입에 쓴 약이 몸에는 좋다지만 이건 너무 강하여 한모금 마시고는 결국 맹물을 반병이나 더 마셔야 했다.
1,500년 이상 솟아나는 보르조미 샘물은 어쨌든 치유 효과가 여러 각도로 검증되어 수많은 사람들이 이 물을 마시러 온다고 한다. 그래서인가 시설 좋은 리조트와 상점들, 북적이는 인파로 조지아 여행 중 가장 번잡한 곳이었다.
이 곳이 치유 효과가 있는 것이 어쩌면 물때문만은 아닌지도 모른다. 유럽 최대의 원시림이라고 하는 보르조미-하라가울리 국립공원(Borjomi-Kharagauli National Park)의 맑은 공기와 걷기 좋은 숲길도 한 몫 하는 것 같다. 이 곳에서 며칠 쉬면 특히 호흡기계의 질환이 많이 개선된다고 한다. 그럴 것 같다. 유네스코 자연 유산으로도 등록이 되었다고 한다.
아침 식사 후 가벼운 트레킹에 나섰다. 침엽수와 활엽수가 같이 자라는 울창한 숲속으로 제법 큰 계곡이 흐르고 계곡 가에는 야영하는 젋은 친구들과 산책하는 여행객들이 숲의 기운을 만끽하고 있었다. 제정 러시아 때 짜르의 지시로 만들어져서 짜르의 풀장이라고도 불린다는 온천 풀장과 자그마한 놀이동산도 있는 걸로 보아 가족단위 여행객이 찾을만한 곳이었다.